보다시피 전쟁은 사람들을 갈라 놓아요. 안타까운 일이죠? (네, 스승님) 지금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같아요. 육신이나 물리적으로 갈라져 있지 않았더라도 이념에서 갈라져 있어요. 각자의 이상에서 말이죠. (네, 스승님) 그래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이렇게도 말하죠. 『넌 반역자다. 너부터 총살돼야 한다』 그렇죠? 전장이 아닌데도 아버지는 아들을 총으로 쏴야 한다고 해요.
자, 그럼 이야기를 한 편 읽어줄게요. 지난번에 약속한 대로요. (감사합니다, 스승님) 이 이야기도 유대 설화집에 있는 거예요. 단순한 이야기라 좋더군요. (네) 난 이야기를 좋아해요.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를 좋아했어요. 흥미진진하잖아요. (네, 스승님, 그렇습니다) 신나고 기분도 좀 좋아집니다. (네) 웃게 하고 울게 하고 잠시 기분 전환이 되게 하죠. (네) 자, 이 이야기 제목은 『두 친구』예요. 『하이 응으어이 반』
『어떤 도성에 두 친구가 있었어요. 이 각별한 두 친구의 경이롭고 놀랍고 기이한 우정에 대해선 모두가 잘 알고 있었죠. 그때 그들 두 나라 간에 전쟁이 벌어졌어요. (아. 네) 두 친구는 각각 다른 나라의 왕, 적국의 왕에게 잡혀 포로가 됐어요』 (네, 스승님)
우크라이나인 친구가 러시아군에 잡힌 것처럼요. 지금의 전쟁처럼요. (네) 그래요. 러시아인 친구는 우크라이나 정부, 군대에 포로가 된 것이고요. 그런 일이 있죠. (네)
보다시피 전쟁은 사람들을 갈라 놓아요. 안타까운 일이죠? (네, 스승님) 지금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같아요. 육신이나 물리적으로 갈라져 있지 않았더라도 이념에서 갈라져 있어요. 각자의 이상에서 말이죠. (네, 스승님) 그래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이렇게도 말하죠. 『넌 반역자다. 너부터 총살돼야 한다』 그렇죠? 전장이 아닌데도 아버지는 아들을 총으로 쏴야 한다고 해요. 총살시켜야 한다거나요. 어머니는 딸과 사이가 멀어지기도 하고요. 친구들은 서로의 말에 귀를 안 기울이려 하죠. 단절된 거죠. (네) 친구가 하는 말을 믿지 못하니까요. (네) 다른 친구는 전장에 있었어요. (네, 스승님. 네) 잔혹한 행위와 파괴를 모두 봤지만, 러시아에 있는 친구는 그걸 못 봤어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담요와 음식을 나눠주고 파시스트를 없애러 간 거라고 알고 있죠. 혹은… 또 뭐였죠? (나치요) 나치요.
『그래서 두 친구는 포로가 되어 적국에 갇혔어요. 상대 나라에요. (네, 스승님)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한 친구는 풀려났어요. 그러자 그는 친구 나라의 도성으로 갔어요』 자기 나라가 아니고요. 상대 나라로 간 거죠. (네, 스승님) 소위 적국의 도성에서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요. 친구도 포로가 된 사실은 몰랐던 거죠. (맙소사) 『평소처럼 거기로 갔어요.
그런데 그 나라 왕은 적국에서 그 나라로 온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 사람은 간첩이겠거니 여겼어요. (아) 그래서 왕은 그 친구를 잡아와 처형하라고 했죠. (아, 오) 네, 당연히 왕의 부하들은 바로 그 남자를 잡아서 처형장으로 끌고 갔어요. (네) 처형장으로 가는 길에 곧 죽게 된 그 사람이 한 가지 청을 했어요. 이렇게 말했죠. 「부디…」 그는 청하길 왕을 뵙게 해 달라고 했어요. 왕에게 한 가지 긴히 드릴 말씀이 있다면서요. 사형수의 마지막 소원이었기에 (네) 왕의 부하들은 그를 왕에게 데려갔어요.
그는 국왕 발치에 바짝 엎드린 채 처형을 늦춰 달라고 청했어요. 왕은 「무엇 때문이냐? 내가 들어준다고 치자 이유가 뭐냐?」라 물었죠. 그래서 그는 간청했어요. 「폐하, 저는 여기 오기 전에 제가 사는 나라의 도성에서 널리 알려진 장사꾼이었습니다. 근데 제 물건과 돈은 전부 가게 주인들의 수중에 있습니다. 제가 외상으로 물건을 줬기 때문입니다. 아직 물건값을 못 받았고 빌려준 돈도 있습니다. 하지만 차용증을 쓰게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절 죽이시면 제 아내와 자식들은 굶주리게 될 것입니다. 살기가 막막할 겁니다. 제가 누구에게 돈을 빌려줬고 누구에게 외상으로 줬는지 꿔줬는지 모르니까요. 안다고 하더라도 증명할 방도가 없을 것입니다. 제 아내라는 사실 등을 증명할 방도도 없습니다. 그래서 폐하께 간청 드리니 제게 자비를 베푸시어 제가 죽기 전에 잠시 집에 다녀오게 해주십시오. 잠깐이면 됩니다. 그러면 제가 빌려준 돈을 받아서 가족들이 먹고살게 해줄 수 있습니다. 제가 죽어서 다시 돌아갈 수 없어도요」』 이 세상을 하직하면 (네) 못 돌아온다는 뜻이죠.
『왕은 다시 물었어요. 「다시 돌아오리란 걸 내가 어찌 믿겠느냐? 그러니 들어줄 수 없다.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의 말을 믿고 보내 달라는 것인데 죽을 걸 아는 사람이 돌아오겠느냐? 누가 그 말을 믿겠느냐? 이게 말이 되느냐?」』 근데 나쁜 왕은 아니었죠. (네) 인내심이 있어서 바로 손을 흔들어대며 이렇게 말하진 않았어요. 『저자를 데리고 나가 처형하라』 (네) 왕은 인내심이 있었고 인자하게 말했어요.
『그래서 포로는 말했어요. 사형수는 말했죠. 「전하, 여기 도성에는 제 친구가 있사온대, 제가 돌아온다는 걸 그 친구가 확실히 보증해 줄 겁니다. (네) 제가 돌아온다는 걸 보장할 것입니다. 이 나라 사람입니다」 그래서 왕은 바로 그 친구를 앞에 데려오라고 명했어요.
그래서 물론 데려왔어요. 왕은 막 당도한 그 친구에게 물었어요. 「너는 이자의 보증을 서겠느냐, 이자는 이미 사형이 언도됐는데도? 고향으로 돌아가서 사업을 정리하고자 한다는구나. 처형 일시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네가 대신 죽겠느냐?」 그러자 친구가 말했어요. 「전하, 제가 기꺼이 이 친구를 대신해서 여기 있겠습니다. 제시간에 안 돌아오면, 명하신 날까지 안 돌아오면 제가 대신 죽겠습니다」 )오) 그래서 왕은 그 말을 듣고 사형을 언도받은 자가 한 달간 고향에 다녀오도록 허락했어요. (아, 오)
그러는 동안 왕은… 당연히 그 친구를 수감했고 (네)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죠. 「이 세상에서 그런 별난 일이 정말 있을지 알고 싶군, 그가 친구를 위해 진짜로 기꺼이 죽을 건지 말이야, 그런 게 가능할까?」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시간이 다 됐어요. 한 달이 지나도 친구는 보이지 않았어요. (저런요) 사형을 언도받은 사람이요. 고향에 간 사람 말이에요. (네, 스승님) 안 나타났어요. (오) 해는 다 저물었고 왕은 대신 잡혀 있는 친구를 (네) 감옥에 있는 그 친구를 끌고 나와 참수하라고 했어요. (아)
처형장의 도끼가 높이 들어올려졌다가 그 친구의 목으로 떨어지며 그의 목을 베어버리려던 찰나에 모든 이가 도성 전체에서 아주 크게 소리치는 걸 들었어요. 원래 사형수가 도성에 왔다고, 돌아왔다고요』 (오) 그가 사람들에게 크게 소리쳐 달라고 했겠죠. (아, 네) 아직 당도하지 못해서요. 『그런 다음 곧바로 그 사람, 그 사형수가 왕 앞에 모습을 드러냈어요. 그는 그 즉시 처형장으로 달려갔죠. 처형이 이뤄지고 있던 그 장소로요. 그러더니 친구의 목을 겨누던 도끼를 들어 자기 목에 올렸어요. (오!) 하지만 그의 친구가 다시 도끼를 가져왔어요. (아) 그래서 그 두 친구는 도끼를 서로 빼앗으려고 계속 옥신각신했어요. 서로 도끼를 자기한테 가져오려고 했어요』 (오)